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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것 같았던 전세 제도


사라질 것 같았던 전세 제도...다시 인기 끌 수 있을까? (뉴스 읽어주는 남자)


전세는 지구상에서 한국에만 존재합니다. "월세를 낼 필요 없이 목돈을 맡기고 사는 것"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경험해보지 못한 외국 친구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요. "집주인이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데 왜 빌려주냐"고 의문을 표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워낙 독특한 제도이다보니 영어 번역조차 'Jeonse’라고 한국말 그대로 쓰기도 한답니다. 외국인의 경우 전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프리렌트(Free Rent·공짜로 빌리기)'라고 간결하게 결론을 내리기도 하는데요. '프리렌트'라고 부러워하는 전세 제도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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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 '전당' 조선시대 '가사전당'에서 유래된 전세


고려시대 유적 궁 전세 제도


전세 제도 출발은 언제부터일까요? 전문가들은 고려 시대 논밭을 빌려 경작하고 그 이자를 사용료로 내던 '전당(典當)제도'를 그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조선시대부터 지금처럼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목돈을 주고 집을 대여하는 '가사전당(家舍典當)' 제도로 발전했는데요. 이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주택 수요가 부족해지자 대표적인 임대방법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전세가 안착한 이유는 여러가지인데요. 무엇보다 꺾임 없는 집값 상승세, 즉 '부동산 불패 신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면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한데, 한국이 경제 성장기에 있었기 때문에 집을 사두면 집값이 올라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렸답니다. 또 다달이 월세를 내는 것보다 계약을 끝내면 낸 돈을 다시 돌려받는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집주인이나 세입자 모두 윈윈하는 제도가 전세였던 것입니다.


저금리 시대, 전세 수요 급증 조짐


저금리 시대 전세 수요 급증 조짐


그런데 몇 년 전 전셋값이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3년 집값이 저점을 형성하고 이후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전셋값은 집값 이상으로 빠르게 오르자 세입자 부담이 너무 커졌습니다. 저금리로 돈을 빌리기 쉬워진 것도 전세 제도가 약해진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봐도 저금리는 전세를 내줄 동기를 약화시키는데요. 예전에는 전세로 받은 돈을 저축해 쏠쏠한 이자 수익을 거뒀는데 이자가 낮아지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을 전세 6억원에 빌려주는 대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00만원을 받게 되면 은행 이자보다 월등히 높은 6% 이상의 수익(연 2400만원/투자금 4억원)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젊은 층은 월세에 예민하지 않다는 분석도 주목할 만합니다. 옛 세대들은 매월 목돈을 내는 월세에 반감이 있었지만 젊은 세대는 집을 꼭 소유하려 하지 않고, 빌려 쓰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월세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집값 안정·금리 상승 흐름...세입자 힘주고 살까


집값 안정 금리 상승 남자 손 열쇠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또 달라져 다시 전세 제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집값 상승세가 꺾여가고,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는 '역전세난' 때문인데요. 전셋값이 천정부지 치솟는 게 아니기때문에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섰습니다. 


한편, 전셋값 하락세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만 예정된 재건축 이주 수요가 2만가구 가까이 되는데요. 이처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셋값이 일방적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맑은 하늘 아파트 단지 전세


앞으로 전세 제도는 어떻게 될까요? 의외로 오랜 역사를 지닌 전세 제도가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전세 인기 여부는 집값 상승에 달려있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르는 한 전세 제도는 굳건하게 한국 부동산 시장에 자리매김할 것 같습니다.


※ 위 내용은 매일경제신문 명순영 기자 집필 컨텐츠로, SamsungLife&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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